2013년 4월 25일 목요일
2013.4.23 Ginkgopolis(징코폴리스) at 홍대 다이브다이스
[MEQ]가 끝나고 시간이 좀 남아서, 아이스블루님이 가져 오신 [ Ginkgopolis(징코폴리스) ]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제가 자주 가는 모임에서 보드게임메니아님이 종종 들고 오시는데, 기회가 안닿아서 해본 적은 없어요. 왠지 겉보기에는 단순한 일꾼배치 게임일 것 같습니다.
근데 알고 보니 영향력 게임이었습니다. 거기다가 타일 놓기 요소도 조금 있는 것 같네요. 게임의 테마는 다음과 같습니다. 2212년, 지금으로부터 200년 후네요. 지구의 자원이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다 고갈되어 이제 남은 자원은 튼튼한 은행나무 징코(Ginkgo) 밖에 안남았습니다. 이에 인간은 자연과 공생하기로 하고 은행나무의 강력한 생명력을 이용해서 도시를 개발하기로 합니다.
위의 모습이 바로 초기 시작할 때의 모습입니다. 이제 여기다가 카드 드래프트 방식으로 기술자 카드들을 나눠 받습니다. 근데 게임 내내 좀 이해가 안되던 것은 왜 은행나무를 골랐을까 하는 점입니다. 은행나무는 꽤 특이한 나무거든요. 보통 생물학적 분류로 종, 속, 과, 목, 강, 문, 계 이렇게 나누잖아요. 근데 다른 수종과는 달리 은행나무는 종, 속, 과, 목에 유일하게 1종류만 있습니다.
즉, 다른 변이종이 없다는 말이지요. 이건 강력한 생명력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제선충처럼 특정 나무를 말라 죽이는 병충해를 만나면 멸종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일 수도 있거든요. 다양한 변이를 통해서 여러 종이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부분은 게임하는 내내 좀 궁금한 부분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다시 게임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위에서처럼 기술자 카드를 드래프트 방식으로 3장 받고나서 내려놓습니다. han79님의 설명에 의하면 초기 전략이 이로 인해 정해진다고 하더군요.
자기 차례에 할 수 있는 건 간단합니다. 자기가 들고 있는 카드 중 하나를 골라 내려놓습니다. 단독으로 쓸 수도 있고 타일과 함께 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타일과 함께 쓸 때에만 자신의 일꾼, 즉 큐브를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일은 저 알파벳 카운터를 이동시키고 놓을 수도 있고, 기존의 타일 위에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타일 위에 놓여진 큐브를 통해서 그 타일의 층 수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 위에 파란색 15번 타일과 6번 타일은 3층입니다. 참고로 녹색이 han79님, 분홍색이 아이스블루님, 그리고 저는 나무색입니다. 또 각 타일 역시 3종류 존재하는데, 색에 따라 붉은 색, 푸른 색, 노란 색입니다. 각각의 색 타일들은 뭉치면 하나의 구역을 이루게 됩니다. 위의 진을 보시면 3X4 직사각형은 크게 2개의 큰 구역으로 나뉘는데요. 위쪽의 붉은 구역과 하단의 푸른 구역으로 말이죠. 그 구역에 가장 많은 큐브를 보유하는 사람이 구역의 큐브 수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습니다. 차점자는 자신의 큐브 수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지요.
거기에다가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테크 트리입니다. 아까 말한 카드의 사용 중에서 타일을 위로 쌓을 경우에, 그 카드를 테크 트리에 편입시킬 수 있지요. 사진을 보시면 제 테크 트리가 나오는데요. 저는 주로 타일을 위로 쌓을 경우에 받는 이득들에 집중했습니다. 쉽게 말해 타일 놓고 타일 먹기지요.
그러다 보니 계속 쌓이는 건 타일 뿐이었지요. 타일만 15장 정도 되었는데, 그에 비해 일꾼은 하나 밖에 없어서 매우 초라합니다. 때문에 게임 내내 일꾼 부족에 시달렸지요. 반면에 아이스블루님은 일꾼 테크를 타셔서 일꾼이 남아도셨습니다.
게임은 건물 타일이 2번째로 다 떨어졌을 때, 즉시 종료됩니다. 타일만 놓고 보면 han79님이 꽤 유리해 보입니다. 구역별로 보면 특히 위의 붉은 구역을 통째로 접수하신 게 컸으니까요. 그에 비해 아이스블루님이 과반을 가지셨던 푸른 구역은 중간에 노란 타일로 인해 두동강이 났습니다. 과연 승리의 향방은 누구에게 갔을까요?
근데 의외로 48점을 획득한 제가 1등을 거머쥐었습니다. han79님은 41점, 아이스블루님은 39점을 기록하셨지요. 이건 제가 타일을 싹쓸이했던 게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게임은 타일이 2번째로 다 떨어졌을 때 끝나는데요. 그 전에 타일이 1번째로 떨어졌을 때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일이 처음 다 소진되었을 때, 타일당 1점 받고 팔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전 타일 판매로 8점이나 벌었네요. 그리고 그게 승리의 주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게임은 직접 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별로 안땡겼는데, 해보고 나니까 괜찮은 영향력 게임임을 알았으니까요. 물론 han79님이 지적하셨다시피 이 게임은 게임 내내 상당한 노고를 요한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새로 타일이 깔리거나 놓여질 때마다 라운드 끝에 계속 카드를 더해야 하니까요. 이 날은 딜러로 han79님이 수고해주셨는데, 상당히 귀찮다는 말씀을 연발하시더군요. 그 점만 제외한다면, 괜찮은 게임일 것 같습니다. 이상 은행나무 테마의 영향력 게임 [징코폴리스] 후기였습니다.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