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1일 목요일

2013.3.30 Colosseum(콜로세움) at 당정모임




 저녁 식사를 마치고 Wolfgag Kramer와 Markus Lubke의 공동작품인 [  Colosseum(콜로세움) ]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장백거사님이 가져 오신 게임인데, 이 날 장백거사님이 가져 오신 게임은 [노스트라 시티]를 빼고는 거진 다 한 것 같네요. 이 역시 [수도원의 미스테리]처럼 Days of Wonder社 작품이지요. 노다님이나 장백거사님 모두 인정하는 비운의 명작이지요. 저도 해보니 이 게임이 왜 국내에서 주목을 못받았는지 미스테리더군요. 하긴 그런 게임이 한 둘이겠냐마는... 예전의 [시에나]도 그렇고, [헬베티아]도 그렇지요.




과연 DoW 게임답게 아름다운 컴포넌트로 게이머들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콜로세움]이라는 제목만 들으면, 꼭 [스파르타쿠스]나 영화 [글래디에이터]처럼 유혈이 낭자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리는 단지 공연기획자일 따름이니까요. 이 게임은 소유자인 장백거사님을 포함해서 死Cream님, 당근퇴끼님, 그리고 저 이렇게 4인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우리의 요인(VIP)인 황제와 집정관, 원로원 의원들입니다. 황제는 월계관이 인상적이고, 집정관은 토가가 눈에 띄네요. 사실 제대로 된 고증을 하자면, 집정관에 릭토르가 딸리고 원로원 의원이 토가를 입는 게 맞겠지만 말이지요. 아무튼 색 구분이 명확해서 좋네요.




저는 황제의 색인 보라색을 택했습니다. 초기 공연 타일들은 임의로 정해지는데, 검투사가 3개나 딸려 왔네요. 저는 검투경기에 특화된 공연 기획자인가 봅니다. 엄밀히 말하면 검투 경기 인기 공연자인 거지요. 이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공연 타일 확보입니다. 공연자들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공연의 성공은 담보할 수 없지요. 이들이야말로 제일 소중한 공연 자산입니다.




그리고 공연 타일과 더불에 딸려 오는 것이 초기 공연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개최하느냐가 초반의 관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 프로그램을 예로 들자면, 저는 1번 프로그램을 화환만 있으면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연 자산을 경매로 획득할 때, 꽃 타일은 무조건 얻어야 겠지요. 더불어 다음 턴을 대비해서 말이나 사자 타일을 한 두 개 정도 얻어 두면 편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 타일들을 일정 숫자, 즉 3개 이상 모으면 인기 공연자로 선정되어 해당 특화 타일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공연할 때, 추가 승점을 벌어다 주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초반에 뽑기 운이 꽤 좋았군요.




그리고 아까 얘기한 공연 자산들의 경매 모습입니다. 사진에서 보자면, 제가 필요로 하는 꽃 타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신에 다음 턴을 노릴 수 있게, 사자와 말 타일은 적절히 있네요. 이렇게 되면 꽃 타일은 다른 플레이어와 거래를 해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매가 끝나고 나면, 주사위를 굴려서 황제나 집정관, 원로원 의원 등을 이동시킵니다. 이 경우에는 장백거사님 공연장에 황제 폐하가 납신 셈이 되겠지요. 물론 장백거사님이 첫째이기 때문에, 황제가 저 위치에 그대로 있을 일은 절대 없겠지만 말이지요.




실제로 주사위 이동의 승자는 제가 된 셈이네요. 제 공연장에만 요인, 즉 집정관이 왔으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10점대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일찌감치 20점의 고지에 올랐습니다. 이 게임이 재밌는 점은 승점이 누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나중에 마티아스 크레이머가 [헬베티아]에 참고하는 것 같네요. 승점이 누적되지 않으므로, 계속 힘을 모아서 최고의 승점을 기록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물론 현재 기록한 최고 승점이 그 턴의 수입이 되기 때문에 현재의 승점 향상도 게을리 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해당 턴에 승점이 제일 높은 사람은 승점 요벽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계속 1등을 유지하는 게 다음의 승점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번에 승리한 공연도 다음 공연 성공에 보탬이 되지요. 이건 현실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계속해서 공연에 성공해서 흥행의 마술사 칭호를 얻게 되면, 차기작이 주목받는 데도 많은 도움을 얻는 게 사실이니까요.




계속된 공연 성공을 통해 승점 확보의 길을 연 저와는 달리 사크림님은 독특한 방법으로 승점을 얻기로 했습니다. 공연의 정기 입장권, 즉 시즌권 판매를 통해서 승점을 확보하기로 한 거죠. 이건 마치 현대의 축구팀이 정기적인 수입을 얻는 것과 비슷하네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관객 말이 코스를 한 번은 돌게 되어 있으므로, 황제가 한 번은 공연장에 오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3번째 턴에 황제가 납셨는데, 덕분에 이 때 승점을 실컷 벌었지요. 하지만 공연에 주력하다 보니까 공연장이 허전해 보이네요. 정기 입장권도 없고, 주사위를 2개 굴리게 해주는 황제 특별석 역시 없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황제 특별석은 진작에 만들 걸 그랬어요.




당시 제 공연 프로그램과 타일의 모습입니다. 공연의 성공에 주력한 때문인지, 공연 프로그램에 맞는 공연자들이 모두 준비된 상태지요. 사실 이렇게 꾸미려면, 다른 사람과 거래가 잘 풀리거나 경매에서 마구 지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꽤 힘듭니다. 이렇게 준비된 공연 타일들에다가 인기 공연자 타일, 이전의 프로그램들, 요벽, 그리고 황제 마커가 겹쳐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누렸지요.


이 때만 해도 제가 이기는 줄 알았습니다. 사실 공연이 잘 풀리면, 다음에 얻는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경매에서 꽤 강한 힘을 발휘하거든요. 하지만 당근퇴끼님은 아예 힘을 기르는 방향으로 갔더군요. 게임이 총 5라운드로 진행되는데, 마지막 라운드를 위해서 과감히 3, 4턴을 희생시키기로 한 겁니다. 그러다 보니 수입은 좀 줄었지만, 공연장이 확장되어서 승점을 많이 주는 프로그램을 짤 수 있었지요. 게다가 하필이면 당근퇴끼님이 제 뒷자리였기에, 제 공연장에 온 집정관을 옮겨 버리면서, 간발의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단 3점 차이로 승리를 빼았겼지요. 참, 아쉽더군요. 역시 게임에서 이기려면 자리도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굉장히 재밌게 했습니다. 크레이머 게임임에도 AP시스템이 없는 게 특이하더군요. 유로게임답지 않게, 테마도 참 잘 살렸구요. 장백거사님은 다다의 박스 손상품 세일을 통해서 구했다고 하시던데, 그 손상도 꽤 미미하더군요. 과연 노다 형님이 맨날 저주받은 명작이라고 하실만 한 게임입니다. 대체 왜 묻혔을까 연구하고 싶어지네요. 아마 이름난 보드게이머 분들의 괜찮은 후기가 없어서가 아닐까 싶네요. DoW 게임들은 외양만 봐도 사고 싶어지는 데 말이에요. 이상 비운의 명작 [콜로세움]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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