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7일 수요일
2013.4.13 Helvetia(헬베티아) at 3355 2nd
[텔레스트레이션]이 끝나고 일행은 3팀으로 나뉘어서 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팀은 노다님의 [패치 히스토리]를, 다른 팀은 [좀비사이드]를 진행했지요. 그리고 사자님과 보드게임메니아님, 그리고 저는 3명이서 [ Helvetia(헬베티아) ]를 하게 되었지요. 이 게임은 저번 후기에서도 한 번 다룬 적이 있지요. 이번에는 제가 [헬베티아]를 구입하고 처음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목적은 매우 단순명료합니다. 박스의 문구인 "Dörfer Bauen - Paare Trauen(마을을 건설하고, 남녀 커플을 믿어봐라)"처럼, 피폐해진 마을을 재건하고 선남선녀들이 열심히 아이를 낳는 게임입니다.
초기 배치 장면입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마을을 재건하기 위해 각 마을의 촌장들, 플레이어들은 다른 마을에 선남선녀를 결혼보내고, 다른 마을의 총각처녀들을 사위나 며느리로 받아 들입니다. 이 결혼에는 총 3가지 제한 조건이 걸리지요. 첫 번째로 같은 마을 출신끼리는 결혼을 못하는 겁니다. 즉, 동성동본끼리는 결혼못하는 거지요. 불평해도 소용없습니다. 여기는 칼뱅주의 청교도의 발상지 스위스니까요. 그리고 동성끼리도 결혼할 수 없습니다. 이 점은 현재도 논란거리이니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마지막으로 한 번 결혼한 커플은 헤어질 수 없습니다. 역시 독실한 청교도의 나라이다 보니, 이혼 따위는 받아들일 수 없는 거지요.
그리고 마을에 부부가 있으면, 산파 액션을 통해서 아이를 출산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아이는 옆으로 세워 놓아서 유아기를 표현합니다. 이 아이는 그 라운드가 끝나면 학교로 보내지고, 다음 라운드에 早婚(일찍 결혼)하거나, 학교로 간 라운드가 끝난 후 마을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 라운드마다 계획적으로 아이를 출산하고, 자신의 마을로 결혼오게 하는 유인설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놓고, 정작 제 마을은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었답니다. 제 마을에는 부부가 4쌍인데 반해, 좌측 상단의 메니아님 마을은 7쌍이나 되네요. 그래도 메니아님도 고충이 은근히 많았던 것 같아요. 이 게임에서 건물을 한 번 쓰고 나면, 건물의 일꾼을 눕혀서 재워야 합니다. 그래서 건물을 다시 쓰려면, 야경꾼 액션을 통해서 자고 있는 일꾼들을 깨워야 합니다. 근데 이 액션을 할 때 남의 일꾼도 같이 깨우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 메니아님은 일꾼들을 깨울 때마다 꺼림찍하셨겠어요. 그에 반해 사자님은 아예 남의 일꾼이 누워 있는 건물은 야경꾼 액션을 하시질 않더군요. 어쩌면 그래서 메니아님 마을이 더 인기가 있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출산 시스템과 더불어 또 하나 이 게임의 특기할 만한 점은 승점 기록 방식입니다. 보통 승점이 계속 적립되는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이 게임에서 승점은 매 라운드 끝날 때마다 새로 계산합니다. 전에 언급했던 [콜로세움]과 꽤 유사한 방식이지요. 어쩌면 이 게임의 디자이너 Matthias Cramer(마티아스 크레머)가 Wolfgang Kramer(볼프강 크레머)에게 이 방법을 본따왔는 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라운드가 끝났을 때, 누가 20점 이상의 점수에 도달해 있으면 게임이 끝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을 배달해서 지속적으로 승점 기반을 늘리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라운드의 결과에 따라 변동적인 선 마커나 캐릭터 타일에 반해, 배달해 놓은 상품은 고정적이니까요. 그리고 복합상품을 배달하면서 얻은 상품 타일이나 승점 타일, 그리고 승점 건물도 역시 중요한 승점 요소들이지요.
결국 게임은 메니아님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26점을 기록하시면서 승점 기록표를 뛰어 넘어버렸네요. 그리고 사자님도 21점을 기록하시면서 선전하셨습니다. 규칙을 설명한 저는 정작 16점을 기록하면서 꼴찌를 했네요. 이 게임을 3인으로 2판, 4인으로 1판 해보았는데 확실히 3인으로 하는 게 더 전략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양 옆에 한 사람씩 있다 보니까, 상호작용이 더 중요해졌네요.
초반에 엉뚱하게 건설 재료들을 배달하다가, 다른 건물들을 별로 안지었습니다. 근데 그러다 보니까 제 마을에 다른 분들이 결혼을 안오셔서, 전 게임 내내 힘들었습니다. 게임 끝나고도 일꾼을 배치 못한 건물이 2채나 되었지요. 역시 상호작용이 많은 게임에서는 어느 정도는 남들 따라가는 전략이 필요한 것 같네요. 저는 비록 꼴찌했지만, 그래도 두 분 다 재밌게 즐기셔서 기뻤네요. 다음에 할 때는 적극적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제 마을에 결혼 오게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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