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돌린 2번째 판 후기입니다. 원래는 저도 같은 날 똑같은 게임을 2판 돌려도 이런 식으로 후기를 올리진 않지만, 이번 판은 꽤 재밌게 즐겼기에 한 번 예외를 깨보지요. 두 번 째 판은 역시 똑같은 멤버인 반야님, 대희님, 저 이렇게 3인으로 돌렸습니다. 하지만 이전 게임을 통해 이제 룰은 다 숙지하였기에 다들 더 수월하게 진행하였지요.
그래서인지 다들 재빠르게 후속 분대를 소환해서 자원을 벌거나 몬스터들들 털고 있습니다. 대희님같은 경우는 벌써 2분대까지 나왔네요.
이번 판은 다른 네크로맨서를 뽑았습니다. 이전 게임의 흑마법사와는 달리 상당히 공격적인 강령술사인데요, 불의 영매(Psycomancer of Fire)라는 녀석입니다. 이 녀석은 자신을 둘러싼 1칸 이내의 모든 것들을 태워버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녀석을 이용한 공갈 플레이로 꽤 득을 보았지요. 그리고 1분대는 전에도 유용하게 써먹었던 지옥의 돼지(Hell Swine)입니다. 비용도 싸고 능력도 준수한 편이지만, 써먹기 전에 주사위를 굴려서 4가 나오면 그 턴을 쉬어야 하는 놈이지요.
자세히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카드 위에 있는 토큰들은 자원으로, 1분대가 본대보다 자원이 더 많네요.
중반 양상입니다. 제가 네크로맨서의 능력을 이용해서 공갈을 자행하며 중앙에 본대인 N분대가 딱하니 들어 앉았습니다. 정작 전투를 수행할 1분대와 2분대는 2번 방에 들어가서 몬스터를 복종시키고 있지요.
멀리서 본 모습입니다. 반야님의 2개 분대는 물론이고 대희님의 3개 분대도 본진에 발이 묶였습니다. 특히 반야님은 제 네크로맨서를 경계해서인지 철문까지 설치해서 아예 입구를 들어 막았습니다. 치고 들어 갈려면, 문을 부수거나 새로 터널을 개통하는 수 밖에 없지요.
순식간에 늘어난 제 분대들입니다. 원래 이 게임은 자신의 분대를 공개한 채로 진행하는 게 원칙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템을 이용해서 제 2분대를 비공개 상태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3분대인 비만한 유충 역시 제가 애용하는 녀석이지요.
그래서 저는 1분대인 지옥의 돼지는 철문을 부수고 들어가기로 하고, 3분대 비만한 유충은 땅굴을 파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타일을 하나 깔았고 새로 터널을 파고 있습니다. 우하단에 보이는 카드가 새로 개통되는 터널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반야님은 퇴로를 위해 새로 타일을 깔았네요. 이제부터 부지런히 엎치락뒤치락 터널을 덮고 깔고 하게 됩니다.
일단 앞서 말한 1분대는 반야님에 의해서 매몰된 터널에 갇혔습니다. 이렇게 갇히게 되면 이동도 못하고, 전투도 못합니다. 오직 굴착을 통해서 새로 터널을 파는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지 지옥의 돼지는 새로 굴을 파고 들어가기로 합니다.
상황이 일변해서 3분대인 비만한 유충은 터널을 마저 개통한 후, 반야님 2분대의 자살 공격으로 장렬히 산화했습니다. 대신에 1분대 지옥의 돼지가 새로 터널을 깔아서 반야님 본진으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자살 공격으로 인해 철문이 다 사라져서 진입이 더 쉬워졌네요.
게다가 이벤트로 터널을 2개 더 깔아서 4차선 도로를 깔아 놓았습니다.
이제 반야님이 도망갈 길은 없는 셈이지요.
반야님의 네크로맨서인 썩은 마법사(The Rotten Magi)와 제 지옥의 돼지와의 일전입니다. 제 N분대와 1분대 위에 있는 카드들은 그동안 물리친 적들입니다. 물리친 적들은 포인트로 쌓여서 나중에 보스와 상대할 때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나머지 분대들입니다. 특히 3분대인 음험한 놈(Insidious One)은 그 능력이 매우 강력합니다. 자기 턴에 적의 분대에 있는 크리쳐 1마리를 조종하는 능력이지요. 스몰 크리쳐만 있는 분대는 별로 상관없지만, 대희님 분대가 거의 라지 크리쳐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쏠쏠히 잘 써먹은 능력입니다. 이런 놈은 장거리 능력이 있는 분대나 소규모 분대로 죽이는 게 낫겠지요.
비록 1분대인 지옥의 돼지가 패했지만, 제 5분대인 복도의 공포(Hallway Horror)가 반야님 네크로맨서를 잡으면서 게임을 끝냈습니다.
두 번째 판이지만, 타일을 덮고 까느라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굳이 2번째 판까지 올린 이유는 이번 게임을 통해서 케이브 이블의 참 재미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메이지 나이트나 위즈 워 등과 구별되는 케이브 이블만의 독특한 점은 바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전장 맵을 플레이어들이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타일을 깔고, 붕괴시키는 과정이 전투보다 더 재밌기도 하더군요. 게다가 어떤 타일이 나올지 모른다는 점도 의외성을 늘려주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케이브 이블을 테플 포함해서 4번 정도 했는데,
이번 판이 제일 재미 있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