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일 월요일

2013년 2월 소장 보드게임 목록입니다

(본 사진의 출처는 http://boardgamegeek.com에 있으며 저작권 역시 동 사이트에 귀속됩니다.)
  
 12월에 해외 주문한 제품이 2월이 되어도 여전히 현지에 묶여져 있는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던전 로드 확장이 문제인 것 같네요. 문제가 된 카드 색 문제만 해결된다면, 조금 기다리는 것도 괜찮겠지요. 그에 반해 메이지 나이트 확장은 색이 두드러진 채로 나올 것 같은데, 초판 구매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처사지요... 게임 플레이에는 지장은 별로 없겠지만, 그래도 상당히 마음에 안드네요. 위즈키드.. 아무튼 그래서 이번달 소장 목록은 도합 59개입니다. 지난 달에 비해서 1개가 줄어들고, 4개가 늘었습니다.
먼저 없어진 녀석은 아키올로지(Archaeology) 카드게임입니다. 대만에 유학가 있는 친구에게 대여해 주었죠. 그런데 어차피 빌려주는 마당에, 그냥 없는 셈 치려고 아예 소장 목록에서 없애 버렸습니다. 빌려준 게임은 없는 걸로 치는게 속편하죠~ 그리고 게임을 4개 구입하였습니다.
위에서부터 막간용 트릭 테이킹 게임인 위자드, 가상 세계에서 세기의 인물들의 대결을 다루고 있는 게임인 듀얼 오브 에이지스, 르네상스판 인생게임인 시에나, 그리고 인기 PC게임인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보드게임 버전입니다. 2개는 보드게임 판매사이트인 보드피아와 다이브다이스에서, 나머지는 어제 1시간 반을 기다려서 폐업 보드게임 카페에서 사왔지요. 90분을 기다린 성과 치고는 매우 볼품 없습니다만....
먼저 위자드 15주년판(Wizard Jubiläumsedition)입니다. 기존의 독일버전 위자드와 내용물 면에서 거의 흡사하지만, 금속 주화가 포함되었다는 점과 양철통에 담겨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지요. 제가 주문하고 나서 보드피아에서는 품절되었는데, 은근히 기분이 묘하더군요. 지난 달에 당정 모임에서 노피어님이 가져 오셔서 돌릴 일이 있었는데, 그 때 괜찮다 싶어 바로 주문했습니다. 위자드 익스트림과는 달리 장기전이다 보니 은근히 공약 거는 데서, 조마조마하더군요.
다음은 Worldspanner社의 듀얼 오브 에이지스(Duel of Ages)입니다. 국역하자면, 세기의 대결 정도로 풀이되겠네요. 말 그대로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가상의 대결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닥 할러데이와 징기스 칸이 사하라 사막에서 결투를 벌인다면 누가 이길까 같은 일 말이지요. Eurogame보다는 Ameritrash에 상당히 가까운 게임입니다. 예전에 ntroll님의 보드워크에서 칼럼을 보고 구하던 게임이지요. 어제 폐업 카페에서 90분을 걸려서 구한 녀석 중 하나인데, 5개의 원하던 제품 중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녀석입니다. 하긴 언어로 인한 접근성이 워낙 떨어지는 녀석이다 보니, 저도 게임을 돌릴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테마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구해도 괜찮음직한 게임일 것 같습니다.
다음 게임은 시에나입니다. 국내에는 드 불가리 엘로쿠엔타의 작가로 알려진 마리오 파피니의 생애 3번째 작품이지요. 이 작가는 이탈리아 양반인데, 그러다 보니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색채가 잘 우러나는 게임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의 전작인 Feudo 역시 그렇구요,
드 불가리 엘로쿠엔타는 르네상스 시기의 번역 및 출판 문화를 잘 살린 게임으로 유명하지요. 원래 제가 르네상스에 관심이 많다 보니 각종 르네상스 관련 게임들을 많이 구입하는데, 요 녀석도 그런 경위로 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르네상스 관련 게임만 해도, 앤티쿼티, 콘도띠에레, 르네상스의 제후, 그리고 시에나 이렇게 해서 4개네요. 사실 이 게임도 2005년 에센 슈필 출품작으로써 많은 관심을 받다가 갑자기 사장된 게임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대략 3가지 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우선 첫째는 영문 룰북의 문제입니다. 작가도 이탈리아인, 제작사도 이탈리아 회사다 보니 절대적으로 영문 룰북의 구성이 무척 산만하고, 번역 역시 매끄럽지가 못합니다. 오히려 보드게임긱에 한 호주 보드게이머가 올린 영문 룰북이 훨씬 이해가 쉽더군요. 그러다 보니 룰이 복잡한 게임이라는 낙인이 찍혔지요.
두 번째로 조악한 카드를 들 수 있습니다. 이건 디자이너인 파피니씨도 인정한 내용인데, 제작자가 너무 형편없이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의 다음 게임은 다른 제작사에서 나오게 되지요. 이 게임은 제가 가진 게임들 중에서 가장 미려한 보드와 카드를 자랑하는 녀석입니다. 그래서 카드도 상당히 아름답지만, 인쇄 상태의 문제인지 한 번 돌리고 나면 인쇄가 좀 벗겨진다고들 그러더군요. 그래서 저도 뜯자마자, 프로텍터부터 바로 씌웠지요. 아무튼 아름다운 구성물에 비해서 조악한 인쇄상태는 매우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유미주의 고집에 있습니다. 원래 보드게임이라는 게 어느 정도 미적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게임의 시스템을 위해서 각종 기호나 숫자 및 설명 등을 보드나 카드에 기재하곤 하잖아요. 그런데 이 게임은 카드나 보드 상에 그처럼 친절한 설명을 첨부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왜냐하면 이 게임의 제목이 시에나이고, 시에나의 주제의식을 잘 살리기 위해서지요. 이게 무슨 소리냐구요?
박스 아트의 전면과 게임 보드에는 시에나 최고의 예술가 암브로조 로렌체티의 "좋은 정부가 도시와 농촌에 미치는 영향" 이 그려져 있습니다. 카드 역시 마찬가지구요. 이 게임은 르네상스 중기의 1338년를 시간적 배경으로, 당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도시 시에나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시에나 시의 가장 황금기가 바로 이 시기입니다. 그러다보니 그같은 주제의식을 잘 살리기 위해서 게임의 편의성을 조금 희생한 것이지요. 그로 인해 겪을 불편과 수고는 모두 게임을 소개하고 설명할 제 몫으로 돌아가겠지요.
  
이 게임은 다이브다이스에서 구매하였는데, 다행히 제가 사도 품절되지는 않았기에 아직 남아 있을 겁니다. 게임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X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 다음에, 진짜 정승이 되는 거지요. 즉, 정부를 운영하는 9인 위원회에 입각하는 것이 게임의 승리조건입니다. 그럴러면 먼저 도시민인 부르주아가 되어야 하고, 부르주아는 은행가를 의미하지요. 그런데 은행가가 되려면 적어도 80플로린 이상의 자산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먼저 상인이 되어야 하지요. 그런데 상인이 되는 것 역시 돈이 드는 일이라 먼저 농부로 인생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농부에서 상인으로, 상인에서 은행가로 신분을 상승시키면서, 시에나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 정부를 운영하는 실세가 되는게 이 게임의 과정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당시 상황과 르네상스 시기의 신분변동을 생각하면, 매우 주제를 잘 살린 게임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나중에 다른 자리를 빌어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Eagle Games社의 2003년작인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Age of Mythology)입니다. Microsoft社에서 나온 동명의 PC게임을 원작으로 한 게임인데요. 이글 게임즈의 사장이자 디자이너인 글렌 드로버(Glenn Drover)의 게임답게 풍성한 미니어쳐를 자랑하는 게임이죠.
이 게임은 원래 구매 예정이 없었는데, 제가 사려던 Napoleon in Europe을 누가 채가는 바람에 사게 되었습니다. 사실 시대적 배경은 나폴레옹 시대보다 고대를 더 좋아하는 저에겐 당연한 귀결이겠지요. PC판처럼 문명은 여러 곳이 나오는데, 그리스, 이집트, 북유럽 3세력입니다. 예전에 다이브다이스 소감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그 말을 빌리자면 "푸에르토 리코"에 전쟁 개념을 더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푸코처럼 자원을 개발하고 건물을 짓는 과정도 꽤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전쟁 개념은 그냥 A&A식의 주사위 전투 정도로 보시면 될 거예요. 하지만 풍성한 미니어쳐와 PC게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은 꽤 마음에 들더군요. 보통 사람들은 PC게임의 보드게임화하면, FFG만 떠올리지만 이글 게임즈도 꽤 하는 것 같습니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도 그렇고 AOM도 꽤 잘 이식했단 말이지요.
그러고 보니 글렌 드로버는 FFG에서 나온 시드마이어의 문명에도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지요. 아무튼 보드게임의 비용절감이 유행처럼 번지기 전의 작품이라 그런지, 미니어쳐들의 질은 꽤 괜찮은 편입니다. 대체 언제부터 이런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네요. 이상 2월의 보드게임 소장목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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