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1일 목요일

2013.3.30 Princes of the Renaissance(르네상스의 제후) at 당정모임

 


 [콜로세움]이 끝나고 제가 가져온 [ Princes of the Renaissance(르네상스의 제후) ]를 돌리기로 했습니다. Martin Wallace 작품 치고는 꽤 주목을 받지 못한 녀석입니다. [제국의 투쟁]과 더불어서 [AOS]와 [Brass] 사이에 끼어 있는 작품이지요. 그래도 전 일단 테마가 마음에 들어서 구매한 게임입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후기를 이만큼 잘 표현한 작품이 없어요. 게임 박스의 일러스트가 이 게임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앙에서 말을 타고 병사를 지휘하는 체사레 보르지아, 좌상단에서 묵묵히 시스티나의 벽화를 그리고 있는 미켈란젤로, 발렌티노 공작 옆에서 미늘창을 휘두르는 스위스 용병, 좌하단의 젬 왕자와 베네치아의 상인, 하단 중앙에서 보기싫은 표정을 지은 채 앉아 있는 율리우스 2세, 칵테일을 들고 초상화 포즈를 취하고 있는 루크레치아 보르지아까지 말이지요. 이 시대가 국내에서는 은근히 주목을 못받아 그렇지, 상당히 재밌는 시기입니다. 게임으로 만들기 딱 좋은 시대지요.




게임은 노피어님, 카인님, 토티님, 그리고 저 이렇게 4인으로 진행하였습니다. 6인까지 가능한 게임이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빡빡해지니까요. 물론 설명은 가지고 온 당사자인 제가 했는데, 게임 설명하고 지켜 보면서 사진 찍는 건 정말 쉽지가 않더군요. 게다가 마틴 월레스 게임은 룰 북만 보면서 설명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 게임도 도시의 초기 상태가 룰 북에서 누락되어 있다지요..




이 게임은 크게 구매와 경매, 그리고 전쟁으로 구성됩니다. 좌측에 있는 군대 타일이나 아래에 있는 배반 타일은 구매를 통해서 얻습니다. 그리고 지도 위에 있는 이벤트 타일이나 교황 타일, 그리고 도시 타일들은 경매를 통해서 얻지요. 물론 도시의 현재 상태에 따라 초기 입찰가에 차이를 띕니다. 예를 들어 가장 높은 가치인 8에 있는 베네치아는 최소 경매 입찰가가 16원에서 시작하지요.




이 게임에서는 여러 승점의 요소가 있지만, 가장 큰 요소는 역시 도시 타일입니다. 자신이 가진 도시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남이 보유한 도시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이 우선사항이지요. 도시 타일 보유에 한도가 있으므로 적절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쟁이 있는데요. 도시의 가치가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것은 거의 다 전쟁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이 게임은 1470~80년까지가 1시대, 1480~90년까지가 2시대, 1490~1500년까지가 3시대입니다. 각 시대, 즉 매 라운드에는 총 4번까지 전쟁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서 1시대인 지금은 전쟁이 4번 모두 이루어졌으므로, 더 이상 전쟁이 불가능한 상태지요. 그리고 우리는 5개의 주요 대도시들을 대리하는 용병대장들이므로 전쟁에 참가함으로써 돈을 벌게 되지요. 그래서 전쟁에서 이긴 도시는 가치가 올라가고, 패한 도시는 가치가 떨어집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전쟁에서 패하더라도, 패한 측의 군대는 아무런 손실도 입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당시 군대는 용병들이 대리하면서 짜고 치거나, 태업을 하는 등 문제가 많았기에, 올바른 고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긴 마틴 월레스는 본디 역사 교사였지요.




전쟁의 승패 여부는 각 용병대가 가진 군대의 전투력에다가 주사위의 눈을 더해서 결정합니다. 즉, 아무리 군사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주사위의 운이 따르지 않으면 패하기 십상이란 말이지요. 제가 딱 그 경우였습니다. 정말 지지리 운도 없었지요.





누군가가 전쟁을 선포하면, 그는 공격 도시와 방어 도시를 결정합니다. 검은 색이 공격측, 흰 색이 수비측이지요. 그리고 공격측 도시와 수비측 도시를 대행할 용병대장을 각각 경매를 통해서 뽑게 됩니다. 여기서는 로마가 공격을, 베네치아가 수비를 맡았네요.




그리고 제가 가진 가문의 군주가 바로 그 용병대장 경매에 특화된 인물이었습니다. 바로 Perugia(페루자)의 참주인 잔 파올로 발리오니지요. 그는 용병대장 경매에 필요한 비용을 1할인해주는 기능이 있기에, 저는 전쟁에 꽤 많이 참가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참가한 전투가 여덟 번 정도 되는데, 승리한 전투가 겨우 1번이라는 거지요. 정말 주사위 여신의 가호가 안따르더군요.




이 날의 승자 Rimini의 참주 시지스몬도 말라테스타입니다. 카인님은 처음 하는 게임임에도 역시 잘 하시더군요. 제가 룰 설명하긴 했지만, 주사위의 운이 안따르면서 승리 전선에서 조기탈락했습니다. 그리고 노피어님과 카인님이 치열하게 1위를 다투었지요. 근데 카인님이 맡은 말라테스타가 배반 특화의 군주였기에 배반 타일을 효율적으로 써서 승리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노피어님의 노림수를 배반 타일로 무력화시키더군요. 그래서 카인님이 1등, 노피어님이 2등, 토티님이 3등을 하고 전 꼴찌를 했습니다. 본격 룰 설명하고 꼴찌하기 신공!


비록 꼴찌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마틴~ 하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경매와 전쟁을 잘 융합해서, 중세식 주식 게임을 하는 것 같았지요. 그러고 보니 시스템은 좀 다르지만, 은근히 임페리얼 떠올리게 하는 구석도 있군요. 이상 르네상스의 제후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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