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7일 수요일
2013.4.13 El Grande(엘 그란데) at 3355 2nd
[헬베티아]가 끝나고 그 멤버 그대로 [ El Grande(엘 그란데) ]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모임 시간도 1시간 여밖에 안남았고, 다른 테이블에서는 계속 게임을 진행중이었으니까요. [엘 그란데]는 명성만 많이 듣고, 실제로 해보지 못한 명작게임 중에 하나입니다. 이번에 보드게임메니아님이 가지고 오셨고, 메니아님의 설명을 통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의 배경은 이베리아 반도입니다. 보다 정확히 하자면, 에스파냐 왕국 내에서 벌어지는 권력 투쟁을 다루고 있는 게임입니다. 뭐, 그도 그럴 만한게 아라곤 왕국과 카스티야 왕국이 페르난도와 이사벨라의 결혼으로 통합된 게 얼마 안되었을 때가 게임이 다루고 있는 시기니까요. 게다가 그라나다 지역도 왕국령으로 편입된 게 오래되지 않았을 때이니 각 영주들간의 암투가 극심했을 겁니다.
아무래도 에스파냐 지역들은 주로 라 리가를 통해서 알려진 지역이 많은 것 같네요. 선수 영입과 판매에 특출한 재능이 있는 세비야,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이은 영원한 3등 발렌시아, 꾸레들의 본거지 카탈루냐 등등 말이지요. 확장에는 포르투갈도 들어간다는데, 일단 본판만 가지고 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하는 제가 꼈으니 어쩔 수 없지요.
그나저나 [엘 그란데]는 10주년판을 가져오신 것 같던데, 꽤 게임 품질이 좋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튼튼한 맵과 알찬 구성물이 괜찮더군요. 게다가 그동안 나온 확장도 다 들어가 있다는 점도 기분 좋은 일이지요. 그럼에도 다른 10주년판들과는 달리 가격 차가 그렇게 나지 않는다는 점은 칭찬받을 점입니다. 이미 절판되서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C게임 10주년판이나 이제 품귀현상의 전조를 보이고 있는 P게임을 보니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드네요.
메니아님이 갈리시아에 근거지를 둔 붉은색, 사자님은 아라곤의 노란색, 저는 세비야의 녹색을 잡았습니다. 그라나다에는 왕이 행차하셨기에, 함부로 분쟁을 일으킬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측의 까스티요(성)는 비공개 요소 때문에 다크 호스 같아 보이네요. 이제 자기 색에 맞는 카드를 받고 선을 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부터 1부터 13까지의 파워 카드 중 하나를 내고, 다른 사람들은 그 카드와는 다른 카드를 1장씩 내서 턴 순서를 정하게 되지요.
사진 상으로 보면 사자님이 선을 잡으셔서 뉴캐슬 지역에 2개를 놓으셨네요. 저는 근거지인 세비야에 2개를 놓고, 뉴캐슬에 1개를 놓았습니다. 이제 메니아님이 놓을 차례네요. 확실히 영향력 게임의 걸작답게 규칙도 깔끔하고 상호작용도 활발했습니다. 근데 자기 턴에 놓을 큐브 갯수는 그 라운드에 내려놓은 액션 카드를 통해서 결정됩니다.
바로 우측의 카드들을 선택해서 결정합니다. 큐브 숫자대로 1부터 5까지 카드들이 있습니다. 그 카드들을 골라서 큐브를 놓습니다. 그리고 큐브를 놓는 행동 전후에 카드에 적힌 특수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놓는 큐브 수가 적은 카드일 수록 특수행동이 강력하더군요. 여기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 특수행동이랑 저 성 때문에 꽤 게임이 활발해지는 것 같더군요.
종반부의 모습입니다. 전 뉴캐슬에다가 둥지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메니아님도 그에 못지않은 수로 들어와 있네요. 뉴캐슬에는 왕이 왕림해 있으므로, 더 이상 큐브를 놓거나 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놓은 파워 카드들을 보면 메니아님, 사자님, 그리고 저 이렇게 순서가 정해졌네요. 저는 4개의 지역에, 사자님은 5개 지역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메니아님은 6개의 지역에 걸쳐서 큐브들을 놓으셨네요.
결국 게임은 메니아님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무려 129점이나 획득하셨네요. 사자님은 116점으로 2등을, 저는 113점으로 꼴찌를 했네요. 메니아님이 규칙 설명하시고 승리를 가져가셨네요. 오늘 메니아님이랑 연달아 게임을 했는데, 승률이 좋으셨던 것 같습니다. 앞서 한 [헬베티아]도 1등하시고, [엘 그란데]도 승리하셨네요. 비록 꼴찌하긴 했지만, 재밌게 잘 한 것 같습니다.
해보고 나니 역시 [엘 그란데]는 영향력 게임의 걸작인 것 같습니다. 간단한 규칙에 다양한 상호작용과 전략을 가능케 한 게임이니까요. 과연 상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로게임이 테마가 약하다고 하지만, 이 게임은 당대 에스파냐를 생각해 볼 때 어느 정도 적당한 감도 있고 말이죠. 참, 이런 걸 보면 크레이머 할배는 같이 작업하는 파트너에 따라서 다채로운 게임들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2000년대 들어서 Michael Kiessling과 공동작업하면서 Action Point 시스템의 게임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지만, 다른 작가랑 만나면 또 다른 게임들을 내곤 하니까요. 예를 들어 [콜로세움]이나 [피렌체의 제후], 그리고 이 [엘 그란데]가 좋은 경우가 되겠지요. 아무튼 하고 나서 사고 싶어지는 게임이 하나 더 추가된 것 같습니다. [엘 그란데]는 좋은 게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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