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9일 월요일

2013년 4월 소장 보드게임 목록입니다.


(본 사진의 출처는 http://boardgamegeek.com에 있으며 저작권 역시 동 사이트에 귀속됩니다.)
 

 이번달 소장 보드게임 목록도 조금 늦었습니다. 4월은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좀체로 시간이 안났네요. 이번달에는 2개의 게임이 나가고, 4개의 게임이 들어 왔습니다. 먼저 방출한 게임들부터 보겠습니다. 본판과 확장판을 같이 일괄로 처리한 녀석들이지요.





바로 [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와 그 확장판 [멀린의 동행]입니다. Days of Wonder에서 나온 아름다운 구성품과 디자인으로 유명한 게임이지요. 예전에는 협력게임 하면 가장 먼저 회자되던 게임이기도 했구요. 하지만 점차 접하는 게임들이 많아지면서 [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처럼 통상적인 협력게임에는 흥미가 떨어졌나 봅니다. 게다가 [미들어쓰 퀘스트]나 [배틀스타 갤럭티카] 같은 다른 게임들도 있으니, 방출해도 별로 아쉽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구입한 게임들입니다. 아래에서부터 [ Age of EmpiresIII: The age of discovery(제국들의 시대3: 발견의 시대) ], [ Fabrik der Träume(꿈의 공장) ], [ Helvetia(헬베티아) ], [ For the Win(승리를 위하여) ]입니다. 보드엠에서 구입한 [For the Win] 빼고 나머지는 다 중고 장터에서 구한 게임들이네요.





먼저  [ Age of EmpiresIII: The age of discovery(제국들의 시대3: 발견의 시대) ]입니다. Glenn Drover(글렌 드로버)의 2007년 작품인 이 게임은 Tropical Games라는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동명의 PC게임에서 이름을 빌려 온 이 게임은 글렌 드로버의 다른 게임인 [신화의 시대]와는 달리, 독창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발매되었지요. 아무래도 전작인 [신화의 시대]에서 PC게임 본판에 너무 구애받다 보니까 보드게임 자체로써의 매력이 사라진 점을 감안한 것 같습니다. 이 게임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후기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 게임은 [ Fabrik der Träume(꿈의 공장) ]입니다. Dr. Reiner Knizia(라이너 크니지아 박사)의 2000년도 작품이지요. 후에 Dream Factory라는 이름을 달고 영문판이 나왔지만, 전 이 독문판이 더 끌리더군요. 40, 50년대 영화에 대한 향수와 영화제작의 꿈을 동시에 달래주는 작품이기 때문이죠. 험프리 보가트의 [카사블랑카]나 율 브리너의 [십계] 등 멋진 명작들을 직접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물론 영화감독이 아닌 제작자의 입장으로서 말이죠.





3번째 게임은  [ Helvetia(헬베티아) ]입니다. Matthias Cramer(마티아스 크라머)의 2011년작인 이 게임은 제가 후기에서 2번 정도 다룬 적이 있지요. 근데 박스 전면만 보면 꼭 스위스산 초콜렛이 들어 있을 것만 같네요. 그리고 저 산은 암만 봐도 알프스의 준봉 마테호른 같고요.




마지막 게임은 [ For the Win(승리를 위하여) ]입니다. 이 게임은 [Hive]와 비슷한 2인 추상전략 게임입니다. 이 역시 제가 후기에서 두 번 정도 다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이상 4월의 소장 보드게임 목록이었습니다.



2013년 4월 25일 목요일

2013.4.23 Ginkgopolis(징코폴리스) at 홍대 다이브다이스



 [MEQ]가 끝나고 시간이 좀 남아서, 아이스블루님이 가져 오신 [ Ginkgopolis(징코폴리스) ]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제가 자주 가는 모임에서 보드게임메니아님이 종종 들고 오시는데, 기회가 안닿아서 해본 적은 없어요. 왠지 겉보기에는 단순한 일꾼배치 게임일 것 같습니다.





근데 알고 보니 영향력 게임이었습니다. 거기다가 타일 놓기 요소도 조금 있는 것 같네요. 게임의 테마는 다음과 같습니다. 2212년, 지금으로부터 200년 후네요. 지구의 자원이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다 고갈되어 이제 남은 자원은 튼튼한 은행나무 징코(Ginkgo) 밖에 안남았습니다. 이에 인간은 자연과 공생하기로 하고 은행나무의 강력한 생명력을 이용해서 도시를 개발하기로 합니다.





위의 모습이 바로 초기 시작할 때의 모습입니다. 이제 여기다가 카드 드래프트 방식으로 기술자 카드들을 나눠 받습니다. 근데 게임 내내 좀 이해가 안되던 것은 왜 은행나무를 골랐을까 하는 점입니다. 은행나무는 꽤 특이한 나무거든요. 보통 생물학적 분류로 종, 속, 과, 목, 강, 문, 계 이렇게 나누잖아요. 근데 다른 수종과는 달리 은행나무는 종, 속, 과, 목에 유일하게 1종류만 있습니다.





즉, 다른 변이종이 없다는 말이지요. 이건 강력한 생명력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제선충처럼 특정 나무를 말라 죽이는 병충해를 만나면 멸종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일 수도 있거든요. 다양한 변이를 통해서 여러 종이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부분은 게임하는 내내 좀 궁금한 부분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다시 게임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위에서처럼 기술자 카드를 드래프트 방식으로 3장 받고나서 내려놓습니다. han79님의 설명에 의하면 초기 전략이 이로 인해 정해진다고 하더군요.





자기 차례에 할 수 있는 건 간단합니다. 자기가 들고 있는 카드 중 하나를 골라 내려놓습니다.  단독으로 쓸 수도 있고 타일과 함께 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타일과 함께 쓸 때에만 자신의 일꾼, 즉 큐브를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일은 저 알파벳 카운터를 이동시키고 놓을 수도 있고, 기존의 타일 위에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타일 위에 놓여진 큐브를 통해서 그 타일의 층 수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 위에 파란색 15번 타일과 6번 타일은 3층입니다. 참고로 녹색이 han79님, 분홍색이 아이스블루님, 그리고 저는 나무색입니다. 또 각 타일 역시 3종류 존재하는데, 색에 따라 붉은 색, 푸른 색, 노란 색입니다. 각각의 색 타일들은 뭉치면 하나의 구역을 이루게 됩니다. 위의 진을 보시면 3X4 직사각형은 크게 2개의 큰 구역으로 나뉘는데요. 위쪽의 붉은 구역과 하단의 푸른 구역으로 말이죠. 그 구역에 가장 많은 큐브를 보유하는 사람이 구역의 큐브 수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습니다. 차점자는 자신의 큐브 수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지요.





거기에다가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테크 트리입니다. 아까 말한 카드의 사용 중에서 타일을 위로 쌓을 경우에, 그 카드를 테크 트리에 편입시킬 수 있지요. 사진을 보시면 제 테크 트리가 나오는데요. 저는 주로 타일을 위로 쌓을 경우에 받는 이득들에 집중했습니다. 쉽게 말해 타일 놓고 타일 먹기지요.





그러다 보니 계속 쌓이는 건 타일 뿐이었지요. 타일만 15장 정도 되었는데, 그에 비해 일꾼은 하나 밖에 없어서 매우 초라합니다. 때문에 게임 내내 일꾼 부족에 시달렸지요. 반면에 아이스블루님은 일꾼 테크를 타셔서 일꾼이 남아도셨습니다.





게임은 건물 타일이 2번째로 다 떨어졌을 때, 즉시 종료됩니다. 타일만 놓고 보면 han79님이 꽤 유리해 보입니다. 구역별로 보면 특히 위의 붉은 구역을 통째로 접수하신 게 컸으니까요. 그에 비해 아이스블루님이 과반을 가지셨던 푸른 구역은 중간에 노란 타일로 인해 두동강이 났습니다. 과연 승리의 향방은 누구에게 갔을까요?




근데 의외로 48점을 획득한 제가 1등을 거머쥐었습니다. han79님은 41점, 아이스블루님은 39점을 기록하셨지요. 이건 제가 타일을 싹쓸이했던 게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게임은 타일이 2번째로 다 떨어졌을 때 끝나는데요. 그 전에 타일이 1번째로 떨어졌을 때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일이 처음 다 소진되었을 때, 타일당 1점 받고 팔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전 타일 판매로 8점이나 벌었네요. 그리고 그게 승리의 주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게임은 직접 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별로 안땡겼는데, 해보고 나니까 괜찮은 영향력 게임임을 알았으니까요. 물론 han79님이 지적하셨다시피 이 게임은 게임 내내 상당한 노고를 요한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새로 타일이 깔리거나 놓여질 때마다 라운드 끝에 계속 카드를 더해야 하니까요. 이 날은 딜러로 han79님이 수고해주셨는데, 상당히 귀찮다는 말씀을 연발하시더군요. 그 점만 제외한다면, 괜찮은 게임일 것 같습니다. 이상 은행나무 테마의 영향력 게임 [징코폴리스] 후기였습니다.



2013.4.23 Middle-Earth Quest(중간계 탐색) 2nd at 홍대 다이브다이스




 저번 후기에서 [MEQ]의 배경과 캐릭터만 이야기하다 마친 것 같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게임 내용을 주로 다뤄 보려고 합니다. 저번에 언급한 아이스블루님의 영웅, 로한의 요머쓰는 에도라스에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작 이벤트로 가까운 아이센가드에 사루만이 나타나고, 마침 사우론의 책략도 팡고른 지역에 발동되었지요.





여기서 책략이란 게임 중에 사우론 플레이어가 하는 갖가지 음모들을 의미합니다. 왼쪽 하단의 카드가 바로 사우론이 진행한 책략입니다. 책략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쁜 방향으로 반지의 제왕 스토리를 끌어가는 것이지요. 3가지 방향으로 책략을 꾸려갈 수 있습니다. 먼저 간달프가 쫓고 있는 반지의 행방을 추적해서 반지의 현 주인을 밝혀내는 것이지요. 위에 반지 마커가 바로 사우론의 마커입니다. 그리고 중간계의 각 지역들을 지배하는 정복 마커나 인간 지도자들을 타락시키는 타락 마커 등이 있지요.





이 게임에서 사우론이 마음대로 날뛰도록 내버려두면 위험해질 것이 뻔하므로, 아이스블루님의 요머쓰가 아이센가드로 들어가 사우론의 책략을 저지하기로 합니다. 근데 han79님도 그것을 예상해서인지 사악한 몬스터들과 그의 하수인인 사우론의 입을  주변에 배치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센가드에서 요머쓰와 사우론의 입과의 전투가 벌어집니다.





전투는 위와 같이 카드로 진행됩니다. 주사위를 쓰지 않는 전투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FFG의 노력이 엿보이지요. 사우론의 입은 영화나 소설에서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녀석인데, 여기서는 의외로 강력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전투 전에 영웅에게 일단 타락 카드를 주고 시작하는 특수능력이 매우 무섭습니다. 타락 카드는 영웅에게 각종 페널티를 주기 때문에 꽤 아픈 타격이지요. 게다가 우리 팀의 승리 조건이 타락 카드를 1장 이하로 유지하기이기 때문에 더욱 골치아픈 녀석입니다.




결국 요머쓰는 사우론의 입에게 당하고 맙니다. 영화에서는 아라고른의 칼질 한 방에 썰려버린 녀석인데 말이죠. 이렇게 전투에 패하고 나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하나 빼았기고 근처의 안식처로 퇴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동 휴식에 들어가게 되지요. 이렇게 진 대가로 사우론의 영향력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사우론의 이야기 마커도 하나 진행됩니다.





한편 제 영웅인 베라보르는 한창 퀘스트 해결과 아이템 얻기에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회색 항구(The Grey Haven)에서 시작 퀘스트 해결과 간달프를 만나서 지혜를 올리기로 합니다. 그런데 사우론의 딴지로 인해 간달프는 에넷와이쓰 평원(Enedwaith Plains)로 쫓겨 갑니다. 별 수 없이 회색 항구에서 퀘스트를 해결하고 배를 얻는데 만족해야 했지요.




그리고 위 사진은 에도라스에서 세오덴 왕에게 로한의 준마를 얻는 장면입니다. 이제 배와 말 모두 갖췄기에 이동에 불편을 겪을 일은 더 이상 없습니다. 게다가 사우론에게 받은 타락 카드도 한 장 제거했기 때문에, 꽤 혜택많은 이벤트였지요. 이제 남은 일은 우둔의 바다(Sea of Udun)에 가서 사우론의 책략을 제거하는 일이지요.





게임도 어느덧 종반으로 치닫고 있었기에 전투가 여러 차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우둔의 바다에 들어가서 사우론의 책략 마커를 제거했기 때문에, 미나스 모르굴에 있는 나즈굴들과 전투가 곧 벌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머쓰도 계속해서 아이센가드에 있는 사우론의 입을 제거하기 위해 달려들고 있고 말이죠.





드디어 나즈굴과 베라보르가 부딪혔습니다. 영화에서는 아라고른에게 당하고, 간달프에게 털리는 등 동네북신세이던 녀석들이지만, 반지의 영웅들이 없는 이 게임에서는 매우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전투력도 강하지만, 무엇보다도 절대 죽지 않는다는 점이 무섭지요. 실제로 이 싸움에서는 제가 이겼지만, 나즈굴의 부활 지점이 우둔의 바다 바로 아래인 미나스 모르굴(Minas Morgul)이어서 한 번은 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시대가 진행될 수록 사우론의 부하들이 계속해서 늘어납니다. 처음에는 하라드(Harad)의 군주인 검은 뱀(The Black Serpent)와 사우론의 대변자(The Mouth of Sauron)만 등장합니다. 그러다가 2시대가 되면 아까 말한 나즈굴과 고르고로스(Gorgoroth)의 고쓰모그(Gothmog)가 등장하지요. 북쪽 앙그마르(Angmar)의 폐허 옆의 군다바드 산(Mt. Gundabad)에 있는 녀석이 바로 고쓰모그입니다.





그나저나 이 팡고른에서 버티고 있는 사우론의 입은 끝까지 영웅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아이스블루님도 계속해서 팡고른 숲을 공략해보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나 보네요. 2번이나 싸웠지만 한 번은 지고 한 번은 무승부로 끝났지요. 그래서 제 영웅인 베라보르가 에도라스에 와서 사우론의 입을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근데 여기서 han79님의 딴지가 제대로 작렬합니다. 에도라스와 팡고른은 딱 2칸 거리인데, 사우론의 그림자 카드인 겨울 폭풍(Winter Storm)이 발동되서 1칸 밖에 이동을 못하게 된 거지요. 그래서 분풀이로 로한의 평원(Plains of Rohan)에 버티고 있던 하라드림의 군주 검은 뱀을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검은 뱀도 제법 강력한 하수인이지만, 제 베라보르의 상대가 될 순 없었습니다. 베라보르의 특수능력 덕분에 기술 카드를 꽤 많이 모았으니까요. 이번 게임에서 베라보르는 나즈굴과 검은 뱀을 모두 척살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불리한 전국을 뒤집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이야기는 대단원에 이르러서 사우론이 승리했습니다. 영웅 측 승리조건인 부패 카드 1장 이하 얻기는 요머쓰가 카드를 3장이나 받으면서 실패하고 말았지요. 그에 반해 han79님은 꾸준히 반지 마커를 진행해서 승리조건인 반지 마커 3시대까지 가기를 충족하였습니다.

 처음 해봤지만 왜 이 게임을 사람들이 극찬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던 한 판이었습니다. 여러 게임에 있던 요소를 복합적으로 잘 융합한 시스템도 마음에 듭니다. 호의 마커를 모으는 요소는 [아캄 호러]에서, 서로의 목적을 추적하는 요소는 [드라큘라의 분노]에서, 그리고 사우론은 꼭 [디센트]의 오버로드 같았지요. 하지만 이 모든 요소를 잘 살려내면서도 반지의 제왕 테마를 잘 살렸다는 점에서 만점을 주고 싶은 게임입니다. 반지의 제왕 관련 보드게임을 찾는 분들께는 반드시 구해야 할 작품인 것 같습니다. 이상 중간계 최고의 게임, [MEQ(중간계 탐색)] 후기였습니다. 이 글을 빌려, 게임 설명하느라 수고하신 han79님과 같이 게임 즐긴 아이스블루님께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2013년 4월 23일 화요일

2013.4.23 Middle-Earth Quest(중간계 탐색) at 홍대 다이브다이스




 어제 홍대 다이브다이스에서 평일 번개모임을 가졌습니다. han79님의 주선으로 아이스블루님과 저 이렇게 3인이서 진행하였는데, 주 목적은 [ Middle-Earth Quest(중간계 탐색) ]를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Middle-Earth Quest(이하 MEQ)]는 Fantasy Flight Games(이하 FFG)에서 2009년에 나온 반지의 제왕 테마의 협력게임이지요.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은 동명의 영화 시리즈의 성공으로 인해 그에 관련한, 다양한 문화상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보드게임도 예외가 아니라서, 반지의 제왕 세계관을 다루는 게임들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관련한 대부분의 게임들이 FFG에서 발매되어 나왔습니다.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이나 [반지의 제왕 대립(Lord of the Rings Confrontation)], 그리고 [반지전쟁(War of the Rings)] 모두 FFG를 통해 나왔지요.





마지막에 언급한 [반지전쟁]과 더불어 [MEQ]는 반지의 제왕 테마를 가장 잘 살린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둘 다 반지의 제왕 세계관을 그대로 보드 위에 올려놓은 것 같은 작품이기 때문이죠. 다른 반지의 제왕 보드게임들처럼 단순히 반지의 제왕의 유명세를 빌려서 테마를 적당히 꾸민 게 아니기에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작품 모두 톨키니스트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니 말이지요.





[반지 전쟁]은 말 그대로 반지 원정대가 출발하고 나서 벌어지는 정의의 편과 악의 대결을 다루고 있습니다. 프로도(Frodo)와 간달프(Gandalf), 아라곤(Aragorn)으로 대변되는 선의 세력은 반지를 모르도르에 있는 운명의 산까지 운반해서 파괴해야 승리합니다. 그에 반해 나즈굴(Nazgul)이나 사우론(Sauron)이 떠오르는 악의 세력은 인간 지도자들을 타락시키고, 그들의 거점을 함락시키면서 중간계를 장악하면 승리하는 식이지요. 제목 그대로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각종 암투들과 치열한 전투들을 다루고 있는 2인 전쟁 게임입니다.





그에 반해 [MEQ]는 좀 더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보다 눈에 안띄지만, 어찌 보면 더 중요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지요. 바로 반지의 제왕에서 빌보(Bilbo)가 111번째 생일이 열리는 제3시대 3001년부터 프로도의 반지원정대가 샤이어(Shire)에서 출발하는 3018년까지의 일들을 말입니다. 원작에서는 이 시기가 감쪽같이 흘러가기에 17년이라는 세월이 잘 감이 안옵니다. 더욱이 영화에서는 두 사건이 별다른 시차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프로도가 50 먹은 장년의 호빗이라는 걸 간과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17년의 기간 동안 빛의 세력과 어둠의 세력 간에는 보이지 않는 암투가 잇달아 벌어졌습니다. 우선 돌 굴두르(Dol Guldur)에서 다시 모르도르(Mordor)로 돌아온 사우론은 정력적으로 중간계에 악의 씨앗을 뿌리는데 여념이 없었지요. 그리고 간달프는 빌보와 함께 한 드래곤 원정대의 승리 이후 빌보가 손에 넣은 반지를 예의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절대반지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종 고대 문헌을 뒤지는 한편, 빌보 이전의 반지의 주인인 골룸(Gollum)의 행방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이 게임도 [반지전쟁]과 마찬가지로 진영을 둘로 나눠서 진행합니다. 절대반지(One Ring)의 행방을 찾아서 중간계를 손에 넣으려는 사우론과 악의 준동을 막고 사우론의 시선을 자신들에게 집중시켜서 3018년 반지원정대의 출발을 성공시키려는 선의 세력이 그것입니다. FFG의 다른 협력게임인 [드라큘라의 분노(Fury of Dracula)]나 [디센트(Descent)]처럼, 이 게임도 보통 숙련자인 게임의 주인이 악의 세력을 맡습니다. 그래서 han79님이 사우론을 맡으셨습니다.  그리고 아이스블루님과 제가 정의의 편에 섰습니다.





먼저 아이스블루님이 맡은 영웅은 로한(Rohan)의 전사인 요머스(Eometh)입니다. 뭔가 요머(Eomer)나 요윈(Eowyn)과 5촌 형제뻘 되는 녀석일 것 같네요. 로히림(Rohirrim)답게 로한의 수도인 에도라스(Edoras)에서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 녀석의 최대 강점은 로한의 준마를 처음부터 아이템으로 들고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이동이 용이해서 많은 지역을 빠르게 다닐 수 있지요.





그리고 요머 옆에 구부정한 지팡이를 들고 있는 녀석이 제가 고른 영웅인 베라보르(Beravor)입니다. 이름만 들어 보면, 미나스 티리스(Minas Tirith)의 탑 수비대원인 베레곤드(Beregond)를 떠올리게 하네요. 하지만 베라보르는 북부의 성채인 포르노스트(Fornost)에서 여정을 시작합니다. 복색이나 능력을 볼 때, 북부의 지킴이인 두네다인 순찰대(Dunedain Rangers)의 일원으로 보입니다. 이 녀석의 특수능력은 안식처(Haven)가 아닌 곳에서 휴식을 취할 때, 치료나 훈련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들 외에도 친숙한 인물들이 중간계에 등장해서 영웅들의 갖가지 행보를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위에 보이는 사루만(Saruman)을 들 수 있습니다. 사루만은 아이센가드(Isengard)에서 등장하는데, 아직은 악의 편에 물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간달프나 아라곤, 보로미르(Boromir) 등이 찬조출연합니다. 물론 악의 편에서는 영웅들이 이러한 중간계의 명사들과 접촉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센가드에다가 몬스터를 4마리나 배치하고 사우론의 입(The mouse of Sauron)도 아이센가드로 향하고 있네요. 여담이지만,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한 사우론의 입도 [MEQ]에서는 제법 강력하게 나옵니다. 영화에서 아라곤에게 한 방에 날라간 아픔을 달래주는 모양이지요.

 후기를 작성하다 보니까, 배경 설명과 반지의 제왕 잡담이 너무 길어졌네요. 저번달에 구입한 이래로 계속 하고 싶어하던 게임이다 보니 할 말이 많았던 것 같네요. 정작 게임 후기를 쓰려다 보니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만 줄입니다. 자세한 게임 이야기는 이후의 후기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013년 4월 22일 월요일

2013.4.20 Bison:Thunder on the Prairie!(들소: 대초원에 들이닥친 천둥!) at 김포 만화천국




 [케이브 이블]이 끝나고 [ Bison:Thunder on the Prairie!(들소: 대초원에 들이닥친 천둥!) ]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게임은 볼프강 크라머(Wolfgang Kramer)와 미카엘 키슬링(Michael Kiesling), 소위 말하는 K&K 콤비의 2006년작입니다. 볼프강 크라머는 다른 작가들과의 공동 작품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리차드 울리히(Richard Ulrich)와 함께 [엘 그란데(El Grande)]나 [피렌체의 제후(The Princes of Florence)] 등을 같이 만들곤 했지요.





그러던 것이 2000년대 초중반부터는 미카엘 키슬링과 함께 하는 작품이 많아 졌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Cavum]도 그런 게임 중의 하나입니다. K&K 콤비의 특징으로는 무엇보다도 액션 포인트(Action Point) 시스템을 들 수 있겠지요. 쉽게 말해서 자신의 라운드에 여러 액션 중에서 몇 개를 선택해서 수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게임에서도 자신의 라운드에 할 수 있는 액션의 수는 6개인데, 그 중 4개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테마는 간단합니다. 크리스토포로 콜롬보(Christoforo Colombo), 즉 콜럼버스가 대서양 연안을 발견하기 전의 인디언 부족 생활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Idaho)주에 살던 네즈 퍼스(Nez Perce)족의 수렵생활이 주제입니다. 아이다호 주변은 스네이크 강(Snake River)을 비롯한 여러 강들 덕분에 비옥한 평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게다가 록키 산맥(Rocky Mountains) 덕분에 산에서 나는 먹거리들도 풍부하지요.





그러나 겨울이 되면 록키 산맥에서 매서운 한파가 닥치므로, 봄, 여름, 가을 동안 부지런히 음식들을 마련해서 본거지에다가 저장해야 합니다. 이 게임은 네즈퍼스 족의 그러한 생존 투쟁을 다루고 있는 영향력 게임입니다. 2인에서 4인까지 가능한데, 2인으로 하다 보니 좀 싱거운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크라머 게임답게 재미는 꽤 있더군요.





게임의 메카닉은 매우 쉽습니다. 자신의 턴에 필수액션으로 먼저 타일을 하나 뒤집어서 기존의 보드와 맞춥니다. 이 때, 유일하게 자신의 일꾼인 헌터를 뒤집은 타일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3라운드 동안 자신의 헌터들을 이동시키거나, 헌터를 천막(tepee)나 카누(canoe)로 바꾸는 등의 액션을 합니다.





그래서 각자 4개의 액션을 하고 라운드를 마치면 점수를 계산합니다. 점수 계산은 위의 보드에서 지역별로 구분해서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12시 방향의 쭉 이어진 초원의 경우에는 총 6마리의 들소가 있는데, 1등이 전체 초원의 들소를 가져가고 2등이 그 반내림한 수치인 3마리를 가져가는 식이지요. 헌터들, 즉 큐브들만 있는 경우에는 큐브들끼리 대소를 가리고, 천막이나 카누가 있는 경우 그보다 높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천막, 큐브가 이깁니다.





그렇게 가져간 자원을 다시 액션으로 소비하고, 액션으로 헌터나 천막, 카누 등을 배치하면서 점점 보드 위에서 영향력을 늘려 나갑니다. 해보면서 [엘 그란데]와 꽤 비슷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뭐, 영향력 메카닉인데다가 작가도 같으니 그럴 만 하겠네요. 위 사진은 게임이 끝날 때 모습입니다.  가장 먹거리가 풍부한 초원과 강에서 제가 지고, 산맥에서는 동률을 이루어서 결국 제가 패하고 말았습니다.





비록 지긴 했지만, 꽤 재밌는 게임임에는 분명합니다. 재미가 반감되는 2인 게임이었음에도 그 가능성은 충분히 본 것 같네요. 간단하게 즐길 영향력 게임으로써는 꽤 매력 있는 게임이더군요. 비록 K&K콤비의 게임이 2000년대 중반 들어 조명을 못받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이 게임은 좀 아쉽게 묻힌 것 같습니다. 간단한 구성물에 비해서 풍부한 상호작용과 치열한 눈치싸움의 요소가 풍부한 게임이거든요.

 [바이슨]을 2인 게임으로 하고 나서, 이렇게 묻힌 게임들을 다른 모임에서 더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즐겨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가 없는 게임들, 그리고 한글 규칙서가 없는 게임들은 누가 적극적으로 꺼내지 않는 한 접하기가 힘드니까 말이지요. 그러고 보니 이번 달에는 [헬베티아]도 그렇고 [엘 그란데]도 그렇고 철지난 게임들을 새로 접하게 되네요. 이상 K&K 콤비의 버림받은 2번째 게임, [바이슨] 후기였습니다.



2013.4.20 Cave Evil(케이브 이블) 2nd at 김포 만화천국




 첫 번째 게임을 너무 허무하게 당해버린 까닭에 반야님은 바로 설욕을 위한 재대결을 청하셨습니다. 과연 이번 게임에서는 반야님이 1차전의 복수를 이룰 수 있을까요? [ Cave Evil(케이브 이블) ] 2차전입니다. 1차전의 패배를 거울삼으셨는지, 이번에는 아예 본진 입구에다가 강철 대문을 달아 놓으셨습니다. 아예 문을 닫아 걸고 장기전으로 가시겠다는 심산이지요.





이번에도 저는 1차전처럼 빠르게 중앙으로 튀어 나왔는데요. 우선 제 강령술사가 1차전과 똑같은 죽음의 냉염주술사(Ive Dead Sorceress)였거든요. 참고로 네크로맨서는 두 번 다 가려진 상태에서 임의의 1장을 뽑았습니다. 이번에 반야님 네크로맨서는 다른 녀석이 나왔는데, 저는 똑같이 나왔네요.





게다가 제 1분대도 아까보다 더 강력합니다. 왜냐하면 암흑의 수도승(Necromonk)말고도 유충흡혈귀(Larvaampyr)가 같이 있었기 때문이죠. 유충 흡혈귀의 능력 때문에 적 분대는 전투 중 주사위 굴림을 할 수 없습니다. 이제 반야님의 1분대를 제거하는 일만 남은 것 같네요.





한편 이 게임은 [메이지 나이트]처럼 카드 운용이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록 덱 빌딩까지는 아니지만, 자신의 손패를 효과적으로 잘 내려놓아야 이기기 쉽습니다. 그리고 기본 카드 덱이 꽤 두둑한 편입니다. 게임 한 판 하면서 덱이 떨어질 일은 별로 없으니까 말이지요. 순서대로 뇌물(Bribe), 건설(Constrction), 소환(Summoning), 심연(Abyss) 덱으로 구성이 됩니다. 그 외에도 굴착과 붕괴에 쓰이는 굴착 덱이 있지요.





아까 말한 것처럼 제 1분대가 반야님 1분대에게 계속 접근하자, 반야님은 새로 2분대를 구성해서 제 1분대에 돌진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2분대는 아이템으로 정신 폭탄(Astral Bomb)을 장착했기 때문이지요. 이 폭탄은 자신의 반경 1칸 내의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지요. 다만 그에 따른 위험부담이 있는데, 이 폭탄을 들고 이동할 때마다 4면 주사위를 굴려서 4가 나오면 폭발합니다.





꽤 위험한 아이템이었는데, 맨 처음 이동 주사위를 굴리자마자 4가 나와서 바로 폭발해버렸네요. 25% 확률이었는데, 이상하게 꼭 바로 걸려버리더군요.  반야님은 자신의 노림수가 허망하게 실패로 돌아가자 점점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믿었던 2분대가 자폭한 데다가, 1분대도 곧 괴멸될 위험에 빠지게 되었으니까요.





그 다음부터는 반야님 부대는 계속해서 본거지 주변에 움츠러 들어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제 병력들은 전장을 폭넓게 이용하고 있네요. 이제 저 문만 부수면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군요. 제 부대의 괴물들이 다 중형에서 소형 몬스터들이었기 때문에 문을 부술 힘이 없었습니다.





1분대는 아까 설명했듯이, 유충 흡혈귀와 암흑의 수도승의 조합입니다. 그리고 2분대는 창병(Lancer)인데, 이 녀석도 장거리 능력만 좋을 뿐, 문을 부수기엔 능력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2턴 동안 소강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저는 자원을 하나만 더 모으면, 대형 몬스터를 소환할 수 있었기에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제가 뽑은 카드 중에 이벤트 카드가 나왔습니다. 그 이벤트 카드는 주사위를 굴려서 그 거리에 있는 장소에서 굴착을 시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굴착을 통해 반야님 본진으로 가는 길이 열려 버린 것입니다. 이제 남은 건 소환한 대형 몬스터를 통해서 반야님 본진에 쳐들어 가는 일이지요.





바로 3분대의 대형 몬스터 부패 덩어리(Corruptor)이 동원되었습니다. 대형 몬스터 주제에 이동력이 5나 되는 무지막지한 녀석이지요. 보통 덩치가 크면 이동력이 낮고, 작으면 이동력이 큰 편인데 이 녀석은 별종이네요. 아무튼 이동력 5를 소모하여 바로 반야님 본대에 돌진하였습니다.





결과는 제 압승이었습니다. 원래 반야님의 강령술사인 흑마법사(Black Wizard)는 게임 중 한번 자신의 몸을 2개로 분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자살특공대를 조직하면서 한 번 분리를 시도했기 때문에, 본대의 힘이 반으로 줄어들은 상태가 되고 만거죠. 역시 RPG게임은 치밀한 계획도 중요하지만, 주사위의 가호가 따르지 않으면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야밤의 치열한 전투는 2번 모두 제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먼저 후기에서도 말했듯이, 상대를 제거해야 끝내는 게임을 2인으로 하면 여러 단점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두 사람의 실력 차가 존재할 경우, 게임의 균형이 급격하게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게임의 소유자인 제가 반야님보다는 유리했던 게 사실이지요. 그러다 보니 게임이 너무 빨리 끝나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번에는 2판 다 합쳐서 1시간 정도 걸렸거든요. 무조건 상대를 제거하기 위해 달려들기 때문에 3인 게임에 비해서는 양상이 단순해졌네요. 이상 [케이브 이블] 2번째 게임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