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의 출처는 http://www.cave-evil.com이며
동 사진의 저작권은 Emperors of Eternal Evil社에 귀속됩니다.)
이번 달에 구입한 게임 중에 제일 관심가는 게임이 바로 이 케이브 이블입니다. 메이지 나이트와 비슷한 RPG 보드게임이면서도, 테마나 시스템에서 독립 출판사로써의 특색이 두드러지는 작품이죠. 그런데 제작사 홈페이지에서 퍼온 위 사진은 뭔가 섬뜩하면서도, 예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를 떠올리게 하네요. 바로 쥬만지 말이죠. 뭔가 보드게임 주제에 상당한 힘을 가지고 현실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보입니다. 물론 쥬만지처럼 실제로 현상금 사냥꾼이 튀어나온 다든가, 코끼리가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이번에 새로 게임도 샀고, 룰도 어느 정도는 배웠기에 제대로 테스트 플레이를 돌려 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han79님과 연이 닿아 같이 게임을 즐겨 보기로 했습니다. 홍대 다다에서 2인플로 2판 정도 돌렸습니다. 위 사진은 첫 판 당시 사진인데요, 제가 회색이고 한79님이 진홍색입니다. 실제로 게임을 돌려 보니, 제목대로 동굴에서 상대를 해치우는 사악한 짓을 하는게 주 목적인 작품입니다. 동굴이 주요 배경이다 보니 굴착과 붕괴가 생각보다 상당히 중요하구요, 카드로 운용되는 크리쳐들도 기능이 상당히 사악한 것들이 많더군요.
실례로 위의 사진에서 저의 2번째 분대(회색 II마크)의 크리쳐 "흉칙한 동상"의 능력이 자신의 반경 1칸 이내로 일정한 크기 이하의 크리쳐들이 접근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보니, han79님의 본대인 네크로맨서 분대(진홍 N마크)가 발이 꽁꽁 묶였습니다. 사실 흉칙한 동상은 특수 능력 빼고는 일반적인 스탯이 형편 없는 녀석인데, 여기서는 쏠쏠히 잘 써먹었네요.
좀 더 확대한 플레이 전경입니다. 본대를 포함해서 총 6개까지 분대를 거느리고 유기적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점은 고전 명작인 Titan과 매우 흡사합니다. 타이탄하면 옛날 New World Computing社의 명작 "Heroes of Might & Magic(이하 HOMM) 시리즈"의 원작으로 유명하지요. 다만 HOMM에 비해서 타이탄은 보드게임이다 보니, 전투가 너무 복잡하고 서바이벌 보드게임으로써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지요. 그런 점에서 케이브 이블은 타이탄과 HOMM에서의 강점들을 그대로 잘 차용한 것 같습니다. 일단 한 놈만 살아남는(Last man standing) 방식인 건 똑같지만, 시간 제한을 두어 어느 정도 길어지면 최종 보스가 등장하게 하여 게임의 긴박감을 늘렸습니다. 그리고 전투에 다양한 아이템과 마법, 특수 능력 등을 추가해서, 전투를 간결하면서도 다채롭게 만들었지요. 다만 여러 종족들이 나오는 HOMM에 비해서 이 게임은 오직 Necropolis 세력끼리 각축한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RPG 좋아하더라도, 이런 다~크한 테마가 별로인 분들에게는 좀 권해드리기가 힘들지요.
하지만 RPG 테마 좋아하시고 게임의 어두움에 개의치 않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특히 디센트 2판의 가벼움과 메이지 나이트의 둔중함 사이에서 갈등하시는 분들이라면 매우 좋겠지요. 이번 플레이에서 저는 초반에는 상당히 궁지에 몰렸다가 어느 정도 노림수가 들어 맞으면서 운좋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게임에서 좀 많이 뒤쳐지더라도, 끝날 때까지 어느 정도 운과 특수능력, 전략 등이 전력의 열세를 충분히 뒤집어 줄 수 있기 때문에 확실히 그런 점은 높이 살 만 합니다. 비록 테플이어서 붕괴나 몇 가지 상급 룰에서 에러를 범하고 말았지만, 꽤 재미있었습니다. 나중에 모임에서 4인 모아 놓고 돌려 보고 싶네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