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안의 화제인 게임, [포지 워] |
이날 첫 게임으로는 [Forge War(포지 워)]를 돌렸습니다. 노다님, 겐생님, 로튼, 그리고 저 이렇게 4인플로 돌렸는데요. 룰을 배워가면서 하느라고 더 어려웠던 기억이 나네요. 할 당시에는 후기도 없던 게임인지 잘 몰라서 더 헤맸던 것 같아요. 그래도 기본 게임은 별로 재미없을 것 같아서 에픽 게임으로 돌렸습니다.
맵 보드만 보면, [케일러스]가 생각나네요. |
맵만 놓고 보자면 [케일러스]와 [미르메스]를 섞어 놓은 것 같네요. 근데 요즘 게임답지 않게 구성물이 엄청 많더군요. 보석 마커들부터 시작해서 광산 타일들, 각종 카드들, 목재 마커, 모험가 마커까지 말이죠. 하긴 에픽 게임을 다 돌리자면 5~6시간 걸릴 텐데, 그에 걸맞게 컴포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 보드와 스킬토큰들입니다. 4레벨 전용 스킬들이죠. |
제가 고른 색은 회색인데, 시작 카드를 모험가 2명 더 데리고 하는 걸로 해서 5명을 데리고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벌써 레벨이 3으로 올랐네요. 4레벨부터 스킬 토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게임은 최대한 빨리 4레벨 모험가를 만들어서 다른 모험가들을 끌어올려주는 것이 관건일 것 같습니다. 물론 모험가에게 쥐어줄 무기카드도 적절히 구입해주어야 하지만요.
게임 보드의 모습 - 광산만 놓고 보면 인쉬, 퀘스트 카드는 꼭 워터딥 같네요. |
게임 보드를 보시면 대략적인 얼개가 보이실 겁니다. 우선 우상단의 광산에 감독관을 보내서 광물들을 캡니다. 근데 그냥 자원을 채집하는 것이 아니라 [인쉬]같은 추상전략 방식으로 자원을 모으기 때문에 은근히 머리가 아픕니다. 게다가 저는 [인쉬]를 안해봐서 그런지, 자원채집이 너무 힘들어서 게임이 안풀리더군요. 꼭 제 앞에서 파업이 일어나는 바람에 1~2개 광물, 그것도 구리나 철밖에 못얻곤 했지요. 그 다음으론 좌상단에 있는 시장에 가서 카드들을 사옵니다. 그에 해당하는 돈을 내고 카드를 사오는 건데, 돈을 벌려면 아까 채굴한 광석을 상인한테 팔아야 하지요. 시장 단계를 통해서 필요한 무기를 장착하거나, 모험가를 고용하고 레벨업을 시키는 등 모험을 떠나기 위한 준비가 이루어집니다. 그 다음에는 좌하단에 보이는 퀘스트 카드를 가지고 와서 모험가들을 모험에 보내게 됩니다. 이건 워터딥이랑 은근히 비슷하긴 한데, 여러 단계에 걸쳐서 퀘스트 진행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포지 워]란 제목만 들으면 제련과정이나 대장간에서의 활동이 테마일 듯 한데, 그렇게 들어맞진 않습니다. |
그렇게 게임을 3단계까지 진행해서 가장 높은 승점을 획득한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됩니다. 승점은 퀘스트 카드 성공을 통해서 얻은 누적합계와 획득한 카드 승점을 합산하여 정해집니다. 대량 득점을 위해서는 퀘스트 카드를 지속적으로 성공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모험가들의 스킬조합이랑 그에 맞는 무기, 그리고 무기를 장착하기 위한 광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원채굴, 시장 단계, 퀘스트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여러 게임의 메카닉을 교묘하게 조합해 놓아서 한 번에 2~3개의 게임을 동시에 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사실 이 게임에서 가장 재미있게 느꼈던 것은 스킬 조합 부분이었습니다. |
룰을 같이 연구해가며 진행했기 때문에 룰 설명에 소요된 시간 포함해서 2라운드 종료시까지 4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그런데 다른 후기들 보다 보니까 다들 에픽 게임은 4~5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더군요. 그렇다고 기본 게임 하자니 스킬 다 빼기 때문에 게임이 너무 허전해지는 문제가 생기더군요. 적당히 접점을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일단 이 게임의 첫 번째 아쉬운 점입니다. 익숙해지면 3시간 안팎으로 끝낼 수 있다지만, [메이지 나이트]도 익숙해지면 6라운드 시나리오를 4인플로 3시간 안으로 끝낼 수 있거든요. [포지 워]가 재미없다는 건 아니지만, 굳이 선택하라면 전 후자를 택할 것 같습니다.
근데 광산 채굴이 너무 어려워요, 게임 안의 또 하나의 게임이 있는 격. 게임 안에 액자 구성을 시도하다니? |
이 게임의 두 번째 아쉬운 점은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인데, 광산 채굴이 추상전략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서 너무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어쨌든 승점을 받으려면 퀘스트를 깨야 하고, 퀘스트를 깨려면 무기나 모험가가 필요합니다. 그 무기나 모험가도 결국은 얼마나 광석을 효율적으로 채굴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저처럼 4시간 반 동안 다이아몬드를 한 번도 채굴못한 사람은 아무래도 불리하지요. 퀘스트 단계랑 시장 단계는 그런 대로 괜찮았지만, 채굴 단계가 안풀리니까 게임이 전체적으로 답답해지더군요. 2라운드까지만 했었지만, 도저히 이길 엄두를 못냈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아쉬운 점은 테마랑 별로 안어울린다는 점입니다. 광산, 시장, 모험 단계가 그냥 게임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거지, 별로 [포지 워]라는 게임의 테마와 접점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전형적인 유로게임이 가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점은 그리 크게 문제있어 보이진 않네요.
문제점만 쭈욱 나열했지만, 그래도 다른 게임의 장점을 잘 융합해서 재미를 잘 살려낸 것은 분명합니다. 제 기호와 조금 안맞을 뿐이지, 재미있는 게임이니까요. 다만, 에픽 게임이 너무 길어지는 문제만 좀 해결해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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