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 타일들만 놓고 보면 영락없는 메이지 나이트인 게임, [문화의 충돌] |
작년에 강서구 모임에 가서 사진까지 다 찍어놓고 후기를 안올렸다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일이 바쁘고 정신이 없으면, 취미에는 신경쓰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요즘 한숨돌리게 되어 밀렸던 후기를 몰아서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번주 후기 올리기 전에 작년 후기부터 먼저 쓸까 합니다. 모임에 가서 처음으로 즐긴 게임은 Christian Marcussen의 두번째 작품 [Clash of Cultures(문화의 충돌)]입니다. 2013년 10월에 카린님 댁에서 처음 접해본 이후로 두번째 플레이였네요. 이번달 초에 했던 [상인과 약탈자]처럼 이 게임도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보드게임처럼 만든 것 같습니다. 사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자체가 Francis Tresham의 [문명]을 보드게임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좀 묘한 느낌이 드네요. 어쨌든 이 게임도 범람하는 문명게임류의 하나입니다.
문명 게임치고는 테크 트리 짜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히스토리아]나 [쓰루 디 에이지스]와는 또 다른 느낌이죠. |
그리고 다른 문명게임과 다르게 내세울 점이라면 단연 테크 트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테크를 잘 타야만 건물을 효율적으로 짓고, 자원을 더 많이 생산한다든지, 군사력을 강화한다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처음 해보면 이 기술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발전시킬지 감이 안오기 때문에, 처음 하는 사람과 해본 사람과의 격차가 많이 날 것 같습니다. 저도 2번째 하는 거지만, 상당히 버벅거렸거든요. 이 날은 겐생님(적색), 안화(녹색), 저(청색) 이렇게 3명이서 게임을 즐겼습니다.
야만인의 군세가 상당히 위협적이네요. |
이 게임도 [상인과 약탈자]처럼 자신의 턴에 3번의 액션을 할 수 있습니다. 모두의 턴이 마치면, 승리 확인을 하고 새로운 라운드에 돌입하게 됩니다. 새 라운드에는 이벤트 카드를 뽑고 그 이벤트의 효과를 확인하는데요, 위의 사진처럼 야만인이 도래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문명게임의 재미를 더해 주는 것이 갑작스레 발생하는 사건사고들이지요. 예전에 당정모임에서 트레샴의 [문명]을 할 때도 이벤트 카드 때문에 큰 곤란을 겪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 야만인 때문에 안화가 상당히 골치를 썩이게 되지요. 왜냐하면 위의 야만인들이 안화의 도시로 쳐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격퇴는 시켰지만요.
빨간색(겐생님)은 불가사의 건물을 건설했네요. |
그러나 야만인들을 격퇴하느라 군대가 소진된 틈을 노려서 제가 빈집을 털러 들어갔습니다. 그 때문에 녹색 세력의 중심도시가 제 것이 되고 말지요. 한편, 겐생님은 자원을 열심히 모으더니 어느새 "로도스의 거상"이라는 불가사의를 건설했네요. 맵 밖의 지역은 모두 바다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 불가사의는 상당히 좋은 효과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초록색(안화)을 전멸시키면서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
겐생님이 불가사의 건물도 짓고 점수를 앞서 나갈 기미가 보이기에, 제가 녹색 플레이어를 전멸시키면서 게임을 끝내 버렸습니다. 이 게임의 종료조건은 2가지인데요, 다른 세력을 전멸시키거나 6라운드가 다 끝나는 것입니다. 결국 게임 설명하고 이겨버렸네요. 언뜻 보면 그냥 간략한 워게임 같아 보이지만, 테크 트리와 간략화된 자원·행복도 및 문화 토큰 덕분에 문명게임의 요소를 쾌적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보드게임에서 지나치게 많은 토큰들에 질린 저에게는 문명 PC게임의 좋은 대체재가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이 게임도 확장판이 나왔는데, 확장에서는 각 세력에 차별성을 더해주는 문명들이 나오기 때문에 기대가 크네요. 이 게임도 한번 정도 더 해보고, 꼭 확장을 같이 넣어서 즐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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