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7일 수요일

2013.5.28. Firenze(피렌체) at 이태원 하이힐

토스카나의 州都 피렌체에서 탑을 쌓는 게임, [피렌체]

 하이힐에서 마지막으로 즐긴 게임은 한자 토이토니카로 유명한 Andreas Steding의 2010년작 [Firenze(피렌체)]입니다. 그러고 보니 피렌체 배경의 보드게임도 꽤 많은 것 같네요. [플로렌스의 제후], [플로렌자], 그리고 이 [피렌체]까지 제가 아는 것만 해도 3개니까요.
 여담이지만, 배경은 [피렌체]인데 "어쌔신 크리드2"의 산 지미냐노(San Gimignano) 같은 분위기네요. 고층 주택을 왕창 쌓아올리는 건 피렌체보다는 산 지미냐노에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말이죠.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일 높은 탑이 베키오 궁의 탑이 되고 나머지는 역사 속에 잊혀졌다는 설정이 아닐까라고 추측하는 바입니다.


탑을 쌓아 올리는 건 자유지만, 한 번 올리면 멈출 수 없다!

 게임은 셋 콜렉션 시스템이 돋보이는데요, 여기에 탑 올리는 액션이 주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이 게임은 뜨레모아님의 설명으로 진행되었는데, 사크림님, 그리고 저 이렇게 진행했었습니다. 2년이나 지나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카드를 내려놓고 보드에 있는 카드의 탑을 골라 제거한 후 그 색에 해당하는 탑을 쌓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번 쌓아올린 탑은 턴마다 계속 올려주어야 한다는 점이죠. 만약 건설이 중단되면 바로 붕괴하고 맙니다.


탑 쌓아 올리는 것 외에도 탑의 소유권을 지키는 것 역시 놓치면 안됩니다.

 탑은 계속 쌓아 올리지 않으면 무너지지만, 그것 말고도 신경쓸 것은 많습니다. 자기가 쌓고 있는 탑의 소유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노란색 탑의 경우 노란색 플레이어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검은색 플레이어가 한 층만 더 쌓으면 소유권이 이전되게 되지요. 동률일 경우 더 높은 층을 가진 사람이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탑의 각 층에 해당하는 점수입니다. 낮은 층으로 많이 쌓을 것인가, 아니면 고층으로 대량 득점을 노릴 것인가?

 위의 참조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전략은 대략적으로 2방향으로 나뉠 것 같습니다. 착실하게 고층건물을 세워서 6점이나 10점을 한번에 먹을 수도 있고, 자잘하게 저층을 많이 올리고 카드 득점 등 추가 점수를 노려볼 수도 있지요. 자잘하게 가는 전략으로 사크림이 1등을 했었네요. 일정한 조건에 달하면 게임이 끝나게 되는데,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게임을 종료시켰거든요. 그래도 꽤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르네상스 테마의 게임들은 세련된 아트웍에 어느 정도의 재미를 보장하는 것 같습니다.

 2010년도 에센 슈필 출품작임에도 국내에서는 그 후기를 많이 찾아볼 수 없는데, 이 정도 게임이 잘 안알려진 게 좀 의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숨은 진주 같은 게임이 한 두 개 있는 게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긴 하지만요. 아마 영문판으로 발매가 안된 것이 큰 원인이었을 것 같습니다. 전 이 게임을 하다 보니까, 예전에 했던 [시에나]가 떠오르네요. [시에나]에서 부르조아로 상승하고 나서는 탑 쌓기가 주요 승점을 얻는 방법인데, [시에나]에서 탑 쌓기만 구체화한 게 이 게임 같아서요. [시에나]도 그렇고, [피렌체]도 아트웍이나 테마가 참 마음에 드네요. 제가 해본 르네상스 테마의 게임은 [르네상스 맨] 빼고는 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하이힐은 그 후로 한번도 못갔네요. 이제 이전도 했다는데, 다시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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