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짧은 후기를 올리긴 했지만, 좀 부족한 감이 있는 것 같아서 좀 더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프란츠-베노 델롱게 判士(Judge Franz-Benno Delonge)의 유작으로서 독특한 가치와 뛰어난 테마를 가지고 있는 [컨테이너]는 경제게임의 전형으로서 의의도 큰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유경쟁시장과 국제무역이론을 적용하여 하나의 국민경제를 구성했다는 점이 이 게임의 묘미인데요, 최소한의 룰만 정해놓고 나머지는 경제주체의 자발적 행동에 맡겼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제로-섬 게임으로 가느냐, 아니면 용의자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파레토 최적으로 가느냐가 자율적으로 정해지는 거지요.
근데 아쉽게도 4월 11일의 플레이에서는 파레토 최적보다는 시장의 실패로 치달은 것 같아서 많이 아쉽더라구요. 물론 좀 더 대출한도를 늘렸으면 하거나 초기 자본금을 5인플에 한해서 30불 정도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했지만, 어느 정도는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최적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이 게임의 목표였으니까요.
안타깝게도 그날은 덤핑으로 인한 하향평준화와 자본금이 늘지 못하는 구조로 인한 경매의 비활성화 때문에 게임이 종반으로 치달을 수록 상당히 단조로워지고 뭔가 잘못 풀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아무래도 이런 점은 변형 룰을 적용하거나, 아예 덤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대출 한도를 늘리며 사치품을 통해서 경매의 활성화를 꾀하는 확장을 적용하면 나아질 것 같더라구요.
어찌 되었든 경제모형이든 경제게임이든 우리가 가정하는 이상적인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인 만큼, 아쉬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단기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최종 낙찰가가 조금 못미치더라도 섬 정부의 수입 보조금을 받으면서 자본을 축적하는 게 더 올바를 테니까요. 아무튼 그날의 아쉬움과는 달리, 더더욱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는 게임임은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점에서는 [1830]이나 [국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이상 [컨테이너]에 대한 짧은 고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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